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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과 건강/Special Theme

간 이식 수술이란?

by 리얼 라이프 허브 2023. 8. 8.

간 이식은 뇌사자가 기증한 간으로 하는 간 이식과 건강한 기증자가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하는 생체 부분 간 이식으로 나눌 수 있다. 뇌사자의 간을 이식하는 경우 간 전체를 이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뇌사한 사체에서 장기를 얻으므로 상대적으로 기능이 저하된 이식편을 얻게 된다.

 

 

 

 

간 이식 수술이란?

간 이식은 1963년 미국의 스타즐이라는 의사에 의하여 처음 성공한 수술로 의학 역사상 가장 늦게 개발된 치료법이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1,500례 정도가 시술되고 있으며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가 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수술이다.

 

간은 우리 신체에서 뇌를 제외하고 가장 큰 장기로 몸에서 일어나는 물질의 합성, 분해, 해독, 배설 등 수백 종의 화학적 작용을 담당하는 화학 공장으로 생존에 가장 중요한 장기이다. 만약 우리 몸에서 간이 없어진다면 인간은 한 달도 생존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다. 어떠한 원인이든지 이러한 간의 기능이 부족하여 몸에 증상이 발생하고 기능이 나빠지는 경우, 병든 환자의 간을 대신하여 정상적인 사람의 간을 대치함으로써 환자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데 이러한 치료법을 간 이식이라고 한다.

간 이식 수술

 

간 이식 대상과 방법

간 이식의 대상은 현재의 내과적, 외과적 모든 치료법으로도 간 질환의 진행을 호전시킬 수 없는 상태로 먼저 간 이식을 하지 않으면 환자의 남은 생존 기간이 1년 미만이라고 생각되는 진행성 만성 간 질환자, 다양한 원인으로 급성 간부전이 발생되어 여명이 일주일 이내라고 진단되는 급성 간부전 환자 그리고 절제가 불가능한 간암 환자 등이다. 우리나라에서는 B형 간염에 의한 간경화 환자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담도정체성 간 질환,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 대사성 간 질환, 알코올성 간경화, 전격성 간부전 그리고 전이가 없는 원발성 간암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간암은 높은 재발률로 과거에는 간 이식이 금기였으나 최근에는 간암 환자의 간 이식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적절한 기준을 통하여 재발률 10% 미만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간 이식은 뇌사자가 기증한 간으로 하는 간 이식과 건강한 기증자가 자신의 간 일부를 기증하는 생체 부분 간 이식으로 나눌 수 있다. 뇌사자의 간을 이식하는 경우 간 전체를 이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뇌사한 사체에서 장기를 얻으므로 상대적으로 기능이 저하된 이식편을 얻게 된다.

 

반면 생체 부분 간 이식은 간 일부분만을 기증받으므로 크기는 작지만 최상의 상태에 있는 이식편을 제공받는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두 방법은 모두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생체 부분 간 이식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간 기증자의 안정성으로 만일 기증 수술이 기증자에게 적은 합병증이라도 발생할 것 같은 경우에는 이식을 시행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경우 기증 이후에 간은 정상 상태로 회복되지만, 자신의 가장 중요한 장기의 반 이상을 절제해 낸다는 것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많은 기증자가 이러한 고귀한 희생정신으로 수혜자에게 생명을 나누어 주는 기적을 행하고 있으며, 간 이식을 시행하는 의료진의 가장 큰 임무 또한 합병증 없이 기증자가 회복하고 퇴원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는 많은 이식의 경험을 통하여 기증자와 수혜자 사이의 관계가 이식 전보다 비교할 수 없이 깊어지는 아름다운 사례를 자주 경험할 수 있었다.

 

간 혈관 문합 수술

간의 무게는 체중의 2%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심장을 통과한 피의 25%가 간을 지나가는 만큼 많은 기능을 수행하며 그에 상응하는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 간 이식 수술 또한 복잡한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간이 적절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간세포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간동맥, 간이 적절한 일을 할 수 있게 재료를 공급해 주는 간문맥, 간을 통과한 피가 모여서 심장으로 이동하는 간정맥과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배출하는 담도를 모두 최상의 상태로 재건해 주어야 한다. 간 이식은 이러한 구조물들을 나열한 순서대로 절제하고 그 역순으로 재건하는 과정을 거쳐서 완성하게 된다. 각각의 구조물들은 하나인 경우도 있으나 해부학적으로 여러 개의 구조를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어 한 수술에서 많게는 열 번 이상의 문합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간 이식 후 관리

간은 신체 장기 중 가장 빠르게 재생된다고 믿어지며,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3개월 이내에 정상적인 신체의 생리적 요구를 충족할 만큼 크기가 자라나게 된다. 이식 후 모든 환자는 이식 장기의 거부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면역 억제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면역 억제제는 장기 이식의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였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도 있어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식 후에는 감염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감기 등 바이러스성 질환도 정상인보다 자주 앓게 되지만 이식 환자라고 특별히 더 위험하지는 않으며 정상인과 같은 치료로 좋아질 수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성 질환이 있는 경우 사용하는 면역 억제제의 종류에 따라 증상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약제를 사용함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식 후 대부분 간은 정상적인 기능을 하므로 수술 직후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조치가 필요 없으며, 적절한 식이 조절과 운동 요법을 동반한다면 80% 이상의 환자가 간 질환 없는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대부분의 간 질환 환자는 수술 전 오랜 기간 활동량이 제한된 상태로 지냈으므로 이식 후 초기에는 활동량을 증가시키면서 피곤을 많이 느끼고 관절에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이식의 합병증이라기보다는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기관을 사용하기 시작하므로 생기는 증상으로 꾸준히 연습을 지속한다면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이식 후 거부 반응이나 약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와 관찰로 적절한 면역 억제제의 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 이식은 환자 자신이 아닌 기증자의 희생으로 새 생명을 얻는 고귀한 사랑의 결실이다. 환자가 정상적으로 회복한다면 환자 자신뿐 아니라 기증자에게도 많은 만족과 보람을 선사할 수 있고 환자와 기증자 사이에 사랑의 관계를 더 깊고 돈독하게 할 수 있다. 간 이식이 많은 환자와 기증자들에게 새로운 생명과 새로운 사랑을 만들고 전달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출처 : 건강과 가정 시조사 월간잡지

저자 : 안철수

한양대학교 의학 박사, 서울아산병원 간 이식 및 간담도외과 교수,

간동맥 문합술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한 외과 의사 중 최고의 권위자이다.

담낭 절제술 3,000회, 간 이식 수술 3,000~4,000회, 그중 안철수 교수가 주도한 수술은 약 2,000회이다.